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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우빈
작성일 2019-07-29 (월) 04:29
ㆍ추천: 0  ㆍ조회: 133   
의료사고에 피해자는 속수무책… 취약한 제도가 문제
© MoneyToday [MT리포트]의료사고에 피해자는 속수무책… 취약한 제도가 문제
김지산 기자  2018.11.09. 04:11

의료사고가 발생한다. 피해자들이 해명을 요구한다. 의료진은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과실이 없으니 금전적으로 합의할 이유도 없다. 분노한 피해자는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다.

우리나라에서 의료사고 이후 벌어지는 상황은 대개 이런 식이다. 의료진과 병원이 과실을 인정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손해배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불구가 되거나 사망하는 경우에도 최소한의 사과조차 받지 못한 피해자는 법적 응징을 다짐한다.

피해를 입었는데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낙후된 의료 시스템이 끊이지 않는 의료분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억울하면 법대로 하세요…" = 보상을 요구하는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흔히 듣는 말이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불러온 의사 3명 구속사건 피해 가족도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

2013년 아들이 사망한 이후 유족은 문제의 병원을 상대로 배상지급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병원 측이 과실을 인정하지 않아서다. 유족은 일부 승소했다. 이번에는 의사들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제기했다.

그제서야 의사들은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유족은 거절했다. 1심에서 의사들은 결국 법정 구속됐다. 판결 후 의사들은 유족이 민사소송에서 요구한 배상액을 거의 다 주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리고 보석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양형 이유 중 하나로 '피해자 유족이 적절한 배상, 보상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적시했다. 병원 또는 의사들과 합의금을 놓고 갈등을 벌였던 유족의 입장을 상당히 인정한 것이다.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게 형사 재판까지 간 사례다. 의료계나 법조계는 합의가 이뤄진 데 주목해 항소심에서 의사들이 집행유예로 감형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의료분쟁, 매년 11%씩 증가해 =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회장은 "피해자는 정확한 설명과 진심 어린 사과, 적정한 보상 그리고 재발방지 방안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병원들이 사과조차 하지 않아 피해자는 원한을 갖게 되고 법에 호소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의료분쟁은 연평균 11.1%씩 늘었다. 병원들은 여전히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다.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정의당) 의원은 한 해 5회 이상 의료분쟁 조정·중재를 신청받은 병원이 2015년 49개소에서 2017년 82개소로 2.3배 늘었다고 밝혔다.

윤 의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재원 조정과정에서 연 3회 이상 불참한 병원이 2015년 57개소에서 2016년 65개소, 2017년 72개소로 늘었다. 사망이나 1개월 이상 의식불명 같은 중증을 제외하고는 병원이 중재에 응하지 않아도 제재받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자는 병원을 상대로 소송하는 수밖에 없다.

◇"의료사고 대비 의무보험 가입" = 분쟁은 병원들이 배상을 회피하는 데서 비롯된다. 법원에서 피해보상이 확정되면 피해자가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돈을 받고 중재원이 병원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손해배상금 대불제도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법원까지 오랜 기간 싸워야 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게 의료기관의 손해배상책임 의무보험제도다. 이혜훈(자유한국당) 의원과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 병원들이 의료사고로 손해를 배상하기 위해 보험을 들거나 공제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 다수 주에서 의료배상책임 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다. 미국의 경우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자기부담금을 설정한다. 보상한도액은 병원 규모별로 10억~5000억원 수준이다. 일본이나 오스트리아 등은 준의무보험 제도를 운영 중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손해배상 대불금을 청구할 때마다 의료계가 반발한다"며 "아예 별도 기금을 만드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의사단체는 반대한다. 대불제도를 없애거나 경우에 따라 정부가 대신 배상해달라고 요구한다. 대한의사협회는 "피해자 권익보호를 이유로 의료기관에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건 부당하다"며 "대불제도를 폐지하고 불가항력적 의료사고는 100% 국가재정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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