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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논리맨
작성일 2018-08-25 (토) 13:17
ㆍ추천: 0  ㆍ조회: 87   
토양은 식물들의 화학 원소 공장

양배추는 겹겹이 싸여 있는 잎과 땅 속 뿌리를 통해 양분을 섭취한다. 양배추 2킬로그램을 오븐에서 말리면 수분이 거의 다 날아가서 160그램 정도밖에 남지 않는데 이것은 주로 셀룰로오스다. 이 마른 양배추를 태우면 재가 대략 12그램 정도 생기고, 나머지는 또다시 탄산가스와 수증기로 날아가버린다. 남은 재는 원래 무게의 0.6퍼센트밖에 되지 않으나 여기에는 여러 원소가 들어 있다.

공기 중에 0.033퍼센트밖에 없는 탄산가스가 식물에게는 유일한 유기탄소원이다. 식물의 탄산가스 섭취를 높여주기 위해 요즈음은 온실 안의 탄산가스 양을 0.1~0.15퍼센트로 늘려주기도 한다. 한편 식물은 공기 중에 78퍼센트나 들어 있는 질소를 직접 섭취하지 못한다. 콩과 식물의 뿌리혹박테리아가 질소를 암모늄 이온이나 질산 이온으로 변화(질소 고정)시키면 식물은 뿌리를 통해 이 질소 화합물을 흡수한다. 이런 방식으로 미생물이 고정하는 질소량은 황산암모늄으로 환산해 연 1000만 톤이 넘는다.

토양은 식물뿌리의 집일 뿐 아니라 성장에 필요한 화학 원소를 제공한다. 식물 세계에서 질소와 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 황은 주요 원소라고 하고, 망간과 붕소, 철, 구리, 아연, 몰리브덴, 나트륨, 염소, 코발트는 흔적 원소라고 부른다. 이들 각 원소가 수행하는 역할을 살펴보자.

 

토양은 식물뿌리의 집일 뿐 아니라 성장에 필요한 화학 원소를 제공한다.
 
인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전 과정, 특히 에너지 사용 과정에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토양은 대체로 인 함량이 낮아 인산비료나 인광석 가루 등을 사용해야 한다. 뼈와 피, 기타 유기질 비료도 이 영양소를 제공하는데, 곡물이나 잔디를 키워서 자르면 1헥타르당 3~15킬로그램의 인이 없어진다. 칼륨은 수액 중 금속 이온 밸런스에 중요하며, 줄기가 자라고 식물 외부 세포 바깥벽을 두껍게 하는 데 필수적이다. 칼륨이 부족하면 식물 조직에 당분과 질산염이 축적되어 해충의 공격을 받거나 과잉된 질산염에 의해 생장을 방해받기도 쉬워진다. 칼륨은 운모와 점토에 들어 있으며, 칼륨 결핍은 주로 습한 해안지역에서 나타난다. 나뭇재, 해초 및 소변은 칼륨의 좋은 공급원인데 칼륨이 과다하면 마그네슘 결핍증에 걸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세포 분할과 세포벽에 필요한 칼슘 성분은 우리나라 토양에 충분하게 들어 있다. 그리고 마그네슘은 엽록체 생산에 필요하며 광합성에 필수적이다.

 

여러 가지 식물성 냄새나 향 성분 속에 들어 있는 황은 시스테인과 메티오닌(아미노산의 하나) 합성에 필수적이며, 따라서 식물성 단백질 합성에 꼭 필요하다. 마늘이나 양파의 독특한 냄새는 이들이 포함하고 있는 황화합물 때문이다.

이 밖에 소량 필요한 철은 엽록소를 지닌 식물의 광합성에 필수적이다. 철은 토양 속의 산화물이나 규산염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석회 등을 지나치게 뿌리거나 석회석이 많은 토양에서는 철분 흡수가 어려워져 엽록소 결핍에 의한 백화 및 황백화 현상이 나타난다. 망간도 식물 성장에 꼭 필요한데 그 역할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구리는 식물 세포의 정상적 기능에 필요한 효소 생산에 필수적인데 산성 모래흙, 주로 모래와 점토로 되어 있는 양토, 자갈흙에서 결핍 현상이 나타난다. 아연은 줄기와 잎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식물 호르몬인 옥신 생산에 관여하며, 붕소는 칼슘 흡수를 도와준다. 몰리브덴과 코발트는 질소 고정 박테리아가 필요로 하므로 콩과 식물에 특히 중요하다.

 

비료는 토양에 충분하지 않은 영양소를 식물에 공급하기 위해 사용하는데, 흔히 사용되는 질소비료는 요소, 황산암모늄, 질산암모늄 및 인산암모늄이다. 그중에서 황산암모늄은 질소 외에 황을, 인산암모늄은 질소 외에 인을 공급한다. 질산칼슘도 쓰이는데 이때는 질소 외에 칼슘을 공급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유기질을 받지 못하는 토양에는 1제곱미터당 질소:인:칼륨을 8:5:4의 비율로 100그램 정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그런데 화학 원소들이 결핍되면 어떤 증상들이 나타날까? 특히 화초를 열심히 키우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관심거리다. 가장 오래된 잎이 먼저 노래지거나 위축되면 질소 결핍을 의미하며, 군데군데 노란 잎이 생기면서 잎 가장자리색이 유달리 짙어지면 마그네슘이 모자란다는 신호다. 잎 가장자리가 마르고 점이 나타나면서 점 주위 색깔이 엷어지면 칼륨이 충분치 못함을 뜻한다. 인이 모자랄 때는 잎이 노래지고 직립하는 현상을 보이며, 윤기를 잃고 청록색이나 자주색으로 변한다. 또한 몰리브덴이 부족하면 전체 잎이 얼룩덜룩해지면서 잎이 찻잔 모양으로 오목하게 오그라들고 줄기가 구부러지며, 콩과 식물에 코발트가 모자라면 질소 결핍증과 같은 현상이 관찰된다.

 

새잎이 유선형으로 끝이 구부러지거나 까매지거나 죽으면 칼슘 부족이고, 노래지거나 오그라들면 황이 모자란 것이다. 철 결핍이 심하면 처음 나오는 잎의 색이 거의 희고, 구리가 부족하면 어린잎의 색이 암청록색이 되며 끝이 죽는다. 아연이 부족하면 새잎이 너무 작고 노란색과 하얀색으로 얼룩이 지며, 붕소가 모자라면 새잎 가장자리가 노래지며 잎이 구겨지고 모양이 흉해진다.

화초를 기르다 잎의 색깔이나 모양이 이상해지면 흔히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데, 대개는 영양분을 골고루 공급해주지 못한 탓이다. 요즘은 화초가 이상 증세를 보일 때마다 적절한 처방으로 영양분을 공급하여 정상화하도록 조그만 봉투에 여러 가지 영양소를 넣어 팔고 있으므로 화초를 건강하게 키우기도 훨씬 쉬워졌다. 물론 영양소의 적절한 공급 외에도 수분, 온도, 토양의 산성도, 토양 속의 미생물들이 모두 식물의 건강과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이렇듯 식물의 건강한 성장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관여한다. 그러니 인간의 건강한 성장과 삶에 필요한 요소는 얼마나 더 복잡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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